클럽 라운지에서 즐기는 어른 놀이터, 두껍상회 클럽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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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어른놀이터 축제를 잃은 시대, 노는 집이 필요하다요즘 시골에는 ‘어른 놀이터’가 많아지고 있다오월입니다. 바닥을 보였던 마을의 논들이 물로 가득 차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입니다. 저녁이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산사의 저녁 예불처럼 청량합니다. 저녁이면 별빛도 맑아 봄밤의 정취가 가득합니다. 참 좋은 계절입니다.줄 맞춰 농작물이 심어져 있는 밭은 그 자체가 전위예술입니다.물로 가득 찬 집 앞의 논을 보고 있으니 어릴 적 모내기 하던 생각이 납니다. 요즘에는 모내기를 어른놀이터 기계로 합니다. 모판을 실은 기계가 논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논바닥은 이내 파릇해 집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손으로 모를 냈습니다. 새벽부터 모판을 만들어 모를 심을 논에 펼쳐 놓습니다. 일꾼들이 모이면 양쪽 논둑에 못줄을 잡은 사람이 서서 못줄을 놓으면 그 앞으로 모를 심는 사람들이 일렬로 늘어섭니다. 왼손에는 못단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모 포기 두서너 개씩을 떼어 논바닥 흙 속으로 밀어 넣고 손을 빼면 모가 어른놀이터 심겨집니다.못줄을 넘기는 속도를 따라 가야 합니다. 실력이 없어 못줄이 넘어왔는데도 내 앞을 채우지 못 하면 다른 사람들은 기다려야 합니다.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내 몫을 알아서 해야 합니다. 허리 필 새 없이 논바닥에 엎드려 손을 놀려야 합니다.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픕니다. 실력이 좋으면 내 몫을 빨리 끝내고 남들 심을 사이에 잠깐 허리를 펼 수 있지만 실력 없는 초자들은 고수들 손놀림을 따라갈 수 어른놀이터 없어 허리 펼 짬을 못 냅니다. 거기에 갯벌 같은 논바닥에서 한걸음씩 떼야 하다 보니 이리 저리 비틀거립니다. 농사일 중에서 모내기처럼 중노동도 없었습니다.힘든 가운데 누구 하나 목청을 돋워 민요를 부르든가 가요를 뽑으면 따라 부르기도 하고 누군가 나서서 농담을 하면 박장대소 하며 쉬어갑니다. 모내기 하는 일꾼들 뒤에는 모를 날라다 주는 사람이 있는데 모돌이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표준어는 아니고 모를 날라다 준다하여 그렇게 어른놀이터 불렀던 것 같습니다. 농사 이력이 없는 초자들이 대부분 모돌이 일을 했는데 모를 날라다 주는 중간 중간 주전자를 들고 막걸리잔도 날랐습니다. 모를 내던 흙 묻은 손으로 한잔씩 받아먹던 막걸리는 꿀맛이었습니다.황매화가 피었고 수국이 필 채비를 합니다.모내기 하는 날 잊을 수 없는 것은 논둑에 둘러앉아 먹던 못밥입니다. 모내기는 농사일로는 마을의 가장 큰 일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 어울려야 끝낼 수 있는 품앗이 행사였습니다. 모내기 전에는 어른놀이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집집이 모내는 날을 정해 돌아가며 모를 냈는데 근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모내는 날에는 못밥을 먹습니다. 누구네 못밥이 맛있는가를 놓고 경쟁도 했습니다.대부분 야외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나물 찬에 고추장과 들기름을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 형태가 많았습니다. 두부와 돼지고기를 넣고 끓여낸 두부찌개나 소고기 무국 등도 자주 등장했습니다. 맛과 차림은 안주인의 솜씨에 따라 다 달랐습니다. 힘든 모내기는 노동이 어른놀이터 아닌 놀이였고 축제였습니다. 노래도 하고 익살스런 농담으로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음식 콘테스트도 펼쳐졌습니다. 모내는 날들만은 노동에 지친 가난한 사람들이 아닌 놀이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축제가 있는 사람들은 가난해도 행복합니다.요즘 놀이와 축제를 잃은 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일만 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노동에 지쳐 삽니다.문명 발달에 기여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놀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놀아야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놀아야 자기 어른놀이터 개발을 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심리학자나 철학자들이 잘 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놀이하는 인간 ‘호모루덴스(Homo ludens)’를 말합니다. 현대인에게는 잘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혼자 즐기고 혼자 생각하고 고독해 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방향은 조금 다르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그렇게 나만의 공간 필요성에 대한 생각들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요즘 시골에는 어른들의 놀이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혼자, 가족끼리 실컷 놀고 싶어 시골에 집을 짓는 어른놀이터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글·사진=김경래 전원생활칼럼니스트·시인정리=더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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