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전설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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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학교준설 김현명 감독이 만든 아동 영화. 신동엽이 주연을 맡았다.내용은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정유미 선생이 반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로 교환수업을 가서 2박 3일 동안 머무르게 되었는데, 시골 초등학교 교사 김개동이 해준 귀신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긴 서울 초등학교 아이들이 귀신이 살고 있다는 학교 별관에 갔다가 진짜 귀신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이 영화는 아동 영화지만, 보통 아동 영화가 호러물이라고 해도 개그가 섞여서 아동 영화 특유의 감성을 보여준 반면 본작은 아예 호러 노선으로 쭉 나간다. 오프닝 때 BGM으로 나온 게 귀신의 웃음소리란 것부터 시작해서 인기 개그맨이 주연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개그씬 한 번 나오지 않아 웃음기 제로다.츠네미츠 토오루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실사 영화로 제작된 ‘학교의 괴담’ 시리즈를 참고삼은 것 같다. 작중에 나오는 학교의 귀신 중에 인체모형 귀신을 보고 딱 그 생각이 났었다.90년대 당시 한국 초등학교(그 시절에는 초등학교)는 일본과 달리 과학실에는 인체모형을 구비된 곳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일본의 학교괴담이 한국에 전파되면서 학교전설이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체모형 관한 초등학교 괴담은 없다.한국 학교전설은 보통은, ‘밤 12시에 학교 가면 뒈짓한다. 밤 12시에 학교 몇 층에 있는 화장실 몇 칸에 가면 뒈짓한다, 한밤 중에 이순신 동상이 움직인다, 수위 아저씨가 용의 허리를 잘라 소풍 갈 때마다 비가 내린다(몬스터 헌터?). 세종대왕 동상이 책갈피를 다 넘기면 뒈짓한다.’ 학교준설 이런 것 등이 있다.하지만 모티브만 살짝 따왔지, 실제 학교괴담의 메카니즘은 구현되지 않았다. 학교괴담의 요괴들은 각자 고유한 설정과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반면 본작은 그런 게 전혀 없다.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다가 우물에 빠져 자살한 소녀 영주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게 전부다. 학교괴담의 요괴라고 할 만한 귀신들은 영주가 만들어낸 학교전설의 환영으로 나온다.그 귀신의 면면을 살펴보면, 조리사 귀신/처녀귀신/경찰귀신/도둑귀신/간호사귀신/환자귀신/엄마귀신/넝마귀신/인체모형귀신/이순신 장군 귀신이 전부다.이중에 실제로 전해져 내려오는 학교전설을 바탕으로 한 건 한 밤 중에 걸어 다니는 이순신 장군 귀신 밖에 없다.나머지는 그냥 별관에서 나타나 아이들을 깜짝 놀래키는 역할 밖에 못하고, 이중에 조리사 귀신/간호사 귀신을 제외하면 나머지 귀신 전부 대사 한 마디 없이 귀신 분장만 하고 나와서 어기적거릴 뿐이다.조리사 귀신은 털보 아저씨인데 얼굴에 숯뎅이로 검은 칠 하고서 알몸에 에이프런을 걸친 채 식칼 들고 요리해서 요즘 만화로 치면 무슨 타가메 겐고로 만화에 나올 법 하고, 간호사 귀신은 작중 인물의 질문에 ‘네 피를 주면 알려주지’라면서 메스를 들고 위협하는데 얼굴에 석고상 가면을 쓰고 있어 분장이 되게 허접하다.다른 귀신들은 분장의 기본이 좀비, 나병 환자, 해골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귀신 중에 제일 뜬금없는 건 해골 얼굴을 한 경찰 귀신으로 자동차 비상등 손에 들고 다가오는데 해꼬지를 하지 않자 작중 인물이 ‘왜 귀신들이 우리를 잡아먹지 학교준설 않지?’ 라고 묻자 옆에 있던 애가 ‘아아, 저건 경찰 귀신이야’라고 쏘쿨하게 한 마디 하는 걸로 퉁 친다. (이 각본의 의미를 모르겠어...)귀신들이 작품 전반에 걸쳐 많이 나온 게 아니라, 전반부 후반부에 걸쳐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우르르 몰려 나와서 작중의 상황은 혼돈의 카오스지만 실제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난잡하기만 할 뿐. 긴장감이라고는 1그램도 느낄 수 없다.영화 ‘자귀모’에서 CG를 담당한 DGFX팀이 캐릭터 전문업체인 호동 커뮤니케이션과 제휴를 맺어 CG를 넣었다고 기사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상상 이상으로 CG 분량이 적다. 귀신 분장은 전부 아날로그 방식이고, CG가 들어간 부분은 극후반부에 우물 봉인이 풀려 학교 상공에 붉고 검은 구름이 낀 장면이나, 영주가 성불할 때 하늘에서 내리 쐬인 빛의 기둥 밖에 없다. 김청기, 남기남 감독 영화에 나온 특수효과만도 못한 수준이다.그 귀신들에게 쫓기며 공포에 떨어야 할 아이들도 아예 도매급으로 처리돼서 무려 5명이나 되는 인물이 영계로 납치되기 때문에 아동 영화 이전에, 감독의 공포물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따돌림 받고 죽은 아이들이 모이는 사후 세계 설정은 그럴 듯 했지만 그냥 초원에 아이들이 우두커니 서 있는 연출만 하고 그걸 배경 설정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으며, 작중에 그 사단을 일으킨 영주 귀신은 영화 끝나기 약 7분 전에 선생님에게 위로 받고 모든 한을 풀고서 빛의 기둥과 학교준설 함께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 성불해서 소드마스터 야마토급 결말을 보여준다. 영계로 납치된 다섯 아이들의 구출이나, 귀환씬은 생략하고 그냥 사건 다 해결되고 아이들이 튀어나와 선생님을 안고 환호할 때 인파에 섞인 애들로 퉁 치고 넘어갔다.등장인물은 선생,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시골 학교 선생 김개동 역에 개그맨 신동엽. 서울 학교 선생 정유미 역에 최지나가 맡았다.신동엽은 둘이 합쳐 IQ 50, 장군의 손자에 이어 본작에 출현한 게 본인 필모 그래피 사상 3번째 영화 출연작이다.신동엽은 개그 프로그램에서 꽁트 연기를 곧 잘했지만 본작에서 맡은 개동은 평범한 선생 캐릭터다. 전문 배우가 아니라 개그맨이고 영화 출현 경력도 적다 보니 정극 연기에 있어 발연기를 선보이는데 동료 교사인 유미와 썸을 타는 연기가 특히 어색함의 절정을 달한다.사실 이건 연기 이전에 각본의 문제도 좀 있다.한 밤 중에 유미 선생이 화장실에 갔다가 귀신 보고 깜놀해서 튀어 나가 복도에서 부딪쳤는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겁을 먹었군요’. 이러질 않나, 시내에 나가서 아이들 간식거리 사오자고 해서 같이 갔다가 무거운 짐을 혼자 다들어 유미 선생이 거들려고 하자 ‘괜찮아요. 이래봬도 내가 정력은 쎄요.’ 이러는가 하면.. 차타고 돌아가는 길에 직진하면 빠른 거 우회하려고 해서 유미 선생이 왜 그러냐고 묻자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라며 그대로 가니 진짜 딴죽 걸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제일 황당한 건 차 타고 돌아가다가 차가 학교준설 고장 났는데 남자인 개동은 차 안에서 시동 걸고 있고, 여자인 유미가 혼자 뒤에서 차를 밀며 낑낑거리는데 그 상태로 학교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시동이 걸리는 장면이다.개동은 아이들한테 학교 전설을 이야기해줌으로써 사건의 발단 역할을 하지만 중간에 유미와 함께 시내로 나간 뒤로 한참 뒤에 다시 돌아오는 탓에 스토리의 중심에서 벗어나 사건 전개에는 기여한 게 없지만, 사건 수습 때는 기여도가 크다.영주 생전의 유일한 친구인 만득이의 설득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는데 개동 선생의 위로에 한을 푸는 거 보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따로 없다.아이들은 비중이나 활약이 진짜 애매하다.일단, 서울 학교 아이인 태석이 귀신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윤이, 철수를 반강제로 데리고 다니며 사고치는 트롤러 역할을 맡았지 정작 사건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그 어떤 활약도 하지 못한다.윤이, 철수 중 철수 배역을 맡은 배우는 류덕환인데 아역 배우 시절이고 조연이라 별다른 대사나 리액션 없이 태석한테 끌려 다니다가 영계로 납치되서 윤이와 함께 리타이어한다.미해, 지혜는 희정이 손가락을 베여서 응급처치를 하려고 하는데 남자 아이들이 응급상자를 가지고 있다며 남자 아이들 찾으러 갔다가, 뜬금없이 실시간 촬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귀신을 찍겠다고 설치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영계 닙치. 그런 두 아이에게 별관에 귀신이 나오니 가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졸졸 따라다니는 시골 학교 아이로 나온 칠득도 함께 납치되니 앞의 윤이, 학교준설 철수까지 더해 무려 다섯 아이가 한 순간에 퇴장을 해버려 캐릭터 인력 낭비가 심하다. 호러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다섯 아이를 하나 둘씩 퇴장시키며 긴장감을 고조시켜야 하는데, 그걸 무슨 슈팅 게임 폭탄 쏴서 화면을 점멸시키듯 한 방에 끝내 버린 것이다. 아동물의 관점에서 봐도 아이들의 빠른 퇴장으로 인해 모험 다운 모험 한 번 나오지 않아 쥬브나일 어드벤처도 되지 못했다.귀신 영주 배역을 맡은 배우는 당시 드라마 은실이의 은실이 역으로 유명한 전혜진인데 작중에 나온 아이들 중 유일하게 연기력이 낫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은실이 때의 연기 경력은 둘째치고. 기구한 사연을 가진 귀신이라서 작중 아이들 중에 유일하게 연기 다운 연기를 할 수 있는 포지션에 속한다. 다른 아이들은 그냥 흥미본위로 귀신 찾으러 갔다가 사건에 휘말린 것 뿐이라 연기할 꺼리 자체가 없었다.영주 생전에 유일한 친구인 만득이는 개동과 함께 학교전설의 진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뭔가 사건을 해결하려고 나선 것 치고 결과가 신통치 않아 후반부에 가서는 뭐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쩌리짱이 돼서 좀 안습이다.다만, 사건 해결은 사실 개동이 다 해놓고 영주와의 이별할 때 서로 좋아했노라 고백하고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사랑을 노래하는 발라드 음악이 BGM으로 흘러 나와 영화 에필로그까지 장식하니 어떻게 보면 다른 아이들 보다는 그래도 자기 분량은 확실히 챙긴 학교준설 편이다. 그렇지만 교사들로 러브 라인 만들어 놓고선 대뜸 초딩들이 우리 좋아 했어요 하면서 발라드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깔고 가사로 사랑, 사랑 이러니까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의식이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날아간 느낌을 받았다.게다가 에필로그까지는 발라드 음악을 틀어주고 나서 ‘이제 아이들은 절대 친구를 왕따시키지 않을 거다’라는 개동의 계몽적인 나레이션 뒤에 철구의 쿠키 영상이 끝나고 나서 엔딩 스텝롤 올라갈 때는 거친 비트의 랩 음악을 틀어준다.참고로 철구는 시골 학교의 덩치 큰 초딩으로 개동의 부탁을 받고 서울 학교 아이들을 빨리 재우는 역할을 맡아 나무 몽둥이 하나 들고 가오 잡으며 애들보고 빨리 자라고 독촉하는 일만 한다. 사실 외모나 덩치, 리액션으로 봐서는 작중에 나오는 아이들 중에 제일 활용도가 높을 것 같은데 전혀 중용되지 못했다.결론은 비추천. 아동 영화지만 아동 영화의 특유의 감성을 찾아볼 수 없고, 아이들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니며 스토리를 이끌어 나갈 주인공의 부재로 인해 몰입도가 극도로 떨어진데다가, 호러물로서 최소한의 무서움이나 긴장감 조성 없이 조잡한 분장만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시도가 안이하기 짝이 없고 마지막에 가서 그 모든 걸 싸구려 신파극으로 포장해 마무리를 지으니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으로 아동물과 호러물. 그 어느 쪽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폭망한 졸작이다.여담이지만 신동엽은 이 작품이 개봉하기 전에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덧붙여 이 작품은 학교준설 김현명 감독이 만든 어린이 영화 전문 제작사 시네웍스의 창립 작품이다. 이래봬도 무려 2년의 준비 끝에 나온 작품이다. 김현명 감독은 아가다, 키위새의 겨울로 유명하지만 이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추가로 이 작품은 현재 구해서 보기 매우 쉽다. 네이버 N스토어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구입비가 1200원으로 PC용, 모바일용이 각각 따로 있다.마지막으로 이 작품 주제가는 영화상에 나온 이름을 보면 ‘김범수’가 부른 ‘앨리스 인 원더랜드’라고 적혀 있는데 이 김범수가 나가수의 김범수와 동명이인인지, 아니면 본인인지 모르겠다. (나가수의 김범수가 1999년에 데뷔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같은 가수가 아닐까 싶은데 목소리가 또 미묘하게 달라서..) 이렇게 헷갈리는 캐스팅이 또 하나 있는 게 김성은이다. 김성은은 순풍 산부인과의 ‘미달이’ 배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본작에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데 분명 캐스팅 네임에는 올라가 있다. 단역도 아니고 ‘칠득이’라는 이름으로. 칠득이는 분명 남자 아이 이름이고, 작중에 이름 한 번 언급되지 않았지만 미해와 지혜를 졸졸 따라다니며 위험을 경고한 시골 학교 남자 아이가 칠득이로 추정되는데.. 애가 칠득이인지 아닌지 그걸 모르겠다. 그 아역 배우 얼굴이 아동 영화나 종종 보이는 얼굴이라 되게 낯이 익은데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이 작품에서 미달이 김성은 찾기가 윌리를 찾기보다 더 어려웠는데 이름표기에 오타가 난 건지, 아니면 실제로 출현했는제 내가 찾지를 못한 건지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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